2010/04/18

이상한 하루

자고 일어나고 먹고 또 자고.
오랜만에 가져본 사치스런 하루.
무엇이 하고 싶었던 것일까.
밥을 먹고 <신들의 봉우리>를 찾아 읽으려 했지만 대여점에는 없어서 <심야식당> 신간을 보려하다가... 왠지 남들의 손때 묻은 만화책이 (특히 심야식당은) 너무 싫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8시에 <클래스>를 예매했지만 그만 10시까지 자다가 실패...
오래만에 곱창과 맥주를 곁에 두고 영화를 보고싶어 인터넷을 찾아보던 중 <아이즈 와이드 셧>을 다운받았다. 일년 전 쯤 너무 보고 싶었는데 구하기 힘들었던 영화. 거의 3시간 만에 혼란스런 기분으로 영화를 다 보고 이동진 기자의 아주 옛날 리뷰를 찾아보다가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 이동진 기자 편이 업뎃된 걸 발견하고는 구석구석 다 읽어보았다.
<아이즈 와이드 셧>과 이동진 기자의 서재를 동시에 보는 건 좀 충격적인 조합이랄까.
내가 책을 읽지 않고 사놓고 표지만 보기 시작한지는 대략 일년 쯤. 그리고 그 계기는 야근과 아이폰이 한 몫 했다.
책은 가난한 내 희망이자 놀이였고, 불안하게 꺼져버릴 것 같은 꿈들에 간신히 산소를 넣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먹고 살다보니, 야근하다 보니 포기하게 된 독서는 해결하지 못한 욕망으로 남아 지저분한 세상, 가면 쓴 정치와 뒤섞여 날 더 허탈하게 만든다.
하필 무언가를 갈구한 끝에 본 영화가 <질끈감은 두 눈> 이고 그 대상이 책이라는 걸 깨닫고 잠드는 이상한 하루.


•BlogPress @i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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