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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참 많은 일을 한다.
애도 낳고 돈도 벌어야하며 시부모에게도 잘해야하고 살림도 하는 오늘날의 슈퍼맘들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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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몇가지에서 출발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디자인의 본질이 커뮤니케이션에서 출발하기 때문인 것 같다.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해서 직접적인 소통이라기 보다는 마치 정확한 주파수를 잡아 잡음은 걸러내고 본래 의도했던 소리만을 잡아내는 라디오의 기능과 같은 그런 의미의 커뮤니케이션을 말한다고 본다. 이는 복잡한 내용과 아무렇게나 선택한 폰트와 중구난방의 글씨크기, 덕지덕지 발라진 색과 라인으로 가득찬 파워포인트 파일을 내용과 위계에 따라 내용을 정리하고 비주얼 컨셉을 부여해 직관적인 의미를 담아내는 등의 그래픽디자인 뿐만 아니라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그런 프로세스를 거쳐 전단지를 만들지 않지만) 전자제품의 외형, 각종 어플리케이션에서 구동되는 유저 인터페이스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부분에서의 핵심은 군더더기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인데, 애플의 아이폰 인터페이스를 살펴보면 아주 재미있는 현상을 살펴볼 수 있다. 최근 나온 터치스크린 방식의 스마트 폰의 가상 키보드를 보면 거의 애플 아이폰의 가상 키보드와 흡사함을 살펴볼 수 있다. (심지어 최근 LG에서 발표한 아이폰의 대항마인 블랙라벨4의 가상키보드는 그냥 아이폰 키보드와 동일하다.) 이것은 최대한의 간결함만을 남긴 디자인이 중요한 자산으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군더더기를 최대한 배제하면 그것은 일종의 모범답안이자 해당 제품군의 상징적인 형상으로 인식된다. (대부분 광고나 영화에서 등장하는 노트북이 파워북이었음을 보라. 심지어 맥OS에서 구동이 안되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국내 금융사들의 광고에 Home Trading System을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면 백이면 백 쉬크한 도시여성이 파워북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비주얼이 껴있다.) 아무리 타사에서 아이맥의 디자인을 애써 돌아가려 해도 결국엔 아이맥의 아류로 취급받는 올인원 컴퓨터 시장의 디자인도 이런 맥락이 아닐까. 여하튼 말이 길어지지만, 주위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난 이미 상당히 애플에 중독되어 있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이 그들은 너무 잘한다. 정작 하고 싶은 얘기는 어떤 종류의 디자인이 되었던 기능에 충실한 정직함과 심플함은 전통적으로 디자인의 핵심 기능으로 꼽혀왔고, 비록 예외인 경우도 있겠으나 이는 요즈음에는 디자인 자산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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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디자인의 본질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사실(사실 대학 4년 내내 신물나게 들어왔지만 난 그 의미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로 인해 디자이너에게는 참 많은 것이 요구된다. 제품디자이너에게는 마케팅포인트를 이해할 수 있을, 또 다른 면에 있어서 그래픽디자이너에게는 택스트를 이해하고 분류하며 재구성하고 비주얼적으로 직관적이고 아름다운 이유를 지닌, 디자인 프로세스에 필요한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지식이 우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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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현실적으로 디자이너의 존재 이유는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기 위함인데, 이를 위해서는 상당량의 디자인 아카이브가 머릿 속에, 혹은 나름의 방법으로 저장되어 있어야하며, 이 아카이브는 늘 업데이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 아카이브와 논리, 직관, 우연 등이 결합되어 현재 고민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한마디로 디자이너는 해결되지 않는 디자인 컨셉이 있다면 퇴근길 지하철에서도 계속 고민을 해야하는데 아카이브에 저장된 양이 적다면, 혹은 그것을 효율적이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고민은 끝도 없이 길어질 뿐이다. 심심한 심플함만이 그의 해답이 된다. (내가 요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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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또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등장하는데 이는 대부분 신자유주의로 인해 가속화되었다. (...라고 생각한다. 누가 더 물어보면 뚜렷이 대답하긴 힘든 부분이다.)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작업량과 프로세스의 속도는 상당하다. 으례 디자이너의 업무는 야근으로 대변되는 만큼 정말 그렇다. 빠른 시간에 아이디어에 도달해야 하며 그 아이디어가 이미 세상에 나온 그 무엇과 비슷한 건 일면 이해된다 해도 적어도 식상하거나 타인의 디자인 자산을 그대로 배꼈다는 인상은 주진 말아야 하며, 또 이런 면이 다 용납된다 해도 디자이너 스스로의 양심과 자존심이 이런 상황을 오래 견디지 못할 것이다. 컴퓨터 화면 상의 작업을 빠르게 처리해야 하며, 이를 실제로 제작했을 때 컨펌이 된 시안과 최대한 동일한 모양과 색채, 질감을 가지도록 조정해야 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역할이다. 이런 프로세스 중에도 디자이너 스스로 다양한 직무의 타인들과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고, 정확하게 프로세스를 관리하거나 보조해야함은 물론이다. (정말 디자이너의 성격과 이해력, 대인관계도 중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내가 낯을 많이 가리기 때문에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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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 없으며 브랜드 성격과 부합하는 유니크함을 선점한 디자인이 모범답안으로 떠오르면서 디자이너가 가져야할 또 하나의 소양으로 인식된 것이 있다. 바로 재료에 대한 지식인데, 간결하고 명확한 디자인이 다소 변별력이 없다면- 게다가 그 디자인 방식을 고수해야 한다면- 차후에 떠오른 것은 다양한 재료의 사용으로 인한 차별화이다. 제품 뿐만 아니라 그래픽디자인, 의상디자인, 인테이어나 건축에서까지 이런 현상은 더더욱 확대되고 있다. 수많은 재료들이 이미 존재하고 각 재료마다 어떤 디자인 기법이 적용이 되는지, 어느 정도만큼 되는지는 너무나 다양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업체와 커뮤니케이션하고 결과물을 조율하며 이를 다시 스스로의 디자인 아카이브에 기록하고 추후에 경험적인 자산으로 활용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몫이다. 많은 학생들, 신입 디자이너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모니터 상에서 디자인을 작업하고 컨펌이 되면 디자인이 끝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당연히 나에게 너무 해당된다.) 이건 정말 착각을 넘어서 무지에 가까운 부끄러운 기억이라고 생각된다. 어디까지나 모니터의 결과물은 실제의 제조물을 완성하기 위한 가상의 모조품임을 이제는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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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체재에서 당연히 모든 제조품이 비용 대비 수익률이 우수해야 한다. 디자이너에게 실수는 최소한이어야 하며, 월급이라는 비용과 컴퓨터 등의 장비라는 자산이 투여된 만큼 최대한 기능적으로 정해진 시간 내에 목표량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 목표량 달성을 위한 속도는 당연히 최소한 위에 말한 것들이 디자이너 스스로 유지되지 않으면 더딜 수 밖에 없고, 결과물의 질도 보장할 수 없다. 늘 저런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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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모범이 되는 디자이너가 있다. 위의 모든 디자이너의 조건을 갖추고도 끊임없이 연구개발하며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는 디자이너들. 새로운 조류와 트랜드를 이끌어내는 디자이너들. 그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어쩌면 나는 그런 사람들을 눈치껏 배껴내기만 하고선 디자이너라고 스스로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산업 그래픽 디자인의 대부, 폴랜드는 절대 비윤리적인 기업과 일하지 말라고 디자이너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디자인은 커뮤니케이션 활동이지만 신자유주의에서 상업적인 커뮤니케이션이란 과장과 허위, 포장이 약간이라도 포함될 수 밖에 없다. 대부업 광고시안에서 화려한 사진을 보정하고 감각적이고 쫀득한 레이아웃을 완성했다고 해서 그의 의무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어쩌면 돈을 받고, 자신의 스킬을 이용해 비윤리적인 메시지를 세상에 전파하는데 일조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뿐 아니라 인쇄, 도장, 주조가공, 가죽산업 등 대부분 디자인의 물성에 관여하고 있는 산업들은 상당한 공해산업임을 인식해야 한다. 과연 뜨거운 식품의 패키지에 꼭 디자인이 필요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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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디자인을 할 만한 나라인가? 컴퓨터를 사주고 월급만 준다고 해서 디자인 환경이 만들어지는가? 문제는 디자인을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는 기업들의 태도에 있다. 말로는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디자이너도 사람인지라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슈퍼맘이 지치듯이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을 살아가는 디자이너들도 너무나 힘들다. 아웃풋이 나오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풋이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디자인환경에서의 인풋이 아웃풋보다 대부분 큰 비용을 차지한다는, 즉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들 맨날 교육시켜주고 해외 전시회 보내주고, 그 사이 업무가 공석이 되지않게 더 많은 디자이너를 채용하고, 디자이너의 건강을 걱정해서 야근을 최소화한다면 주주들은 핏대를 세울 것이다. 분기 별로 재무재표를 작성해보면, 디자인 환경에 따라 그 거대한 돈의 흐름에 큰 변화는 없을지라도 팀단위로 봤을 때 경영학의 관점으론 이해되지 않는 행동일 뿐이다. 그러나 디자인 자산을 위한 투자는 대부분 인력에 대한 투자인지라 투자가 장기화되어야 그 효과가 발휘된다. 물론 우리나라의 시장은 너무나 작기 때문에 유럽기업들과 같은 디자인 근무 환경은 단연코 만들어질 수 없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디자인은 너무나 혼탁하다. 한국만의 디자인 조류도, 디자인 자산도 없다. 인쇄물은 더치디자인, 패키지는 일본 디자인, 의상은 유럽디자인, 제품은 미국의 애플 디자인으로 대변된다. (이 부분에서 내가 아는 게 참 없이 지껄인다는 반성을 해본다;;;) 말 그대로 생각없이 베끼고, 기약없이 야근한다. 물론, 절대로 다 그렇다는 건 절대로 아니다. 점점 더 좋아지길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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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 힘든 건 우리나라 서민 모두가 마찬가지다. 물가 대비 급여수준은 날이 갈수록 떨어진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는 정경유착, 재계와 언론의 담합 등을 유발한다. 부동산 투기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투기정서는, 월급으로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어렵도록 만든다. 따라서 생필품 외의 가치에 대해서는 무관심 해진다. 출판계, 예술계, 문화계 뿐 아니라 디자인계도 이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MB 정부에서는 그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한예종에 대한 탄압, 현장관과 정부의 무지, 디자인 문화재단의 풍전등화 같은 상황 등. 이런 와중에 대기업들이 국내소비자들을 대하는 인식은 베타테스터 만큼도 안 된다. 베타테스터는 먼저 사용해 보고 무료이기라도 하지, 우리나라는 해외보다 낮은 사양의 다운그레이드 제품들을 과도한 유지비와 제품값을 들이고 더욱 늦게 사용하게 되는 풍토가 고착되었다. 과도한 유지비란 무선인터넷 요금과 유류에 포함되는 세금 등을 뜻한다. 세수에 대한 정책도 다분히 기득권 위주이다. 특별소비세 등도 상황에 따라 나이롱이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봤을 때 이 곳에서 건전한 디자인, 아니 문화적 토양이 조성되기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과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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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의 디자이너의 위치는 범죄자와 다를 바가 없다. (이 말을 보다 보편적으로 어느 분이 말씀하셨다.) 아무도 원치않은 일을 열심히 하려 애쓴다는 면에서 그런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기껏 과도한 경쟁을 거쳐 대기업에 입사해 일반 사무를 보는 사람들이 나는 약간 더 비정상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갑이 모든 일을 다 조율한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도 실제하는 제조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면서 대단한 능력과 특권으로 을이라는 마리오네트를 조율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대기업의 안락한 그늘을 뒤집어 쓰고 자신이 일하는 회사의 비용구조만 좋길 바라는 떼쟁이 아이같은 기업문화는 우리나라의 장인정신을 말살한다. 장인이 아니라 3D 직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로 전락시켜 버린다. 무형의 자산에는 다들 관심이 없다가 무언가 히트 트렌드가 등장하면 그제서야 스리슬쩍 함께 take-off한다. 그야말로 '돈'이 이 나라의 모든 가치를 대변한다.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내가 굉장히 우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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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고액연봉을 달마다 밀리지 않고 주던 혐오스런 보수기업에서 나와서, 역시 혐오스럽기로는 큰 차이가 없는 다른 기업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30대 초반의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나. 모아둔 돈도 하나도 없는데 앞으로 집은 어떻게 사며 (아니 전세라도) 그 흔한 소형 중고차라도 끌 수는 있는 걸까. 애는 무슨 돈으로 키워야 하며 이 나라에서 애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그 회사를 나오다니, 내가 철이 없었지라며 열심히 십원 짜리까지 박박 긁어가며 아침형 인간으로의 대변신을 감행해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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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막막하다. 정답은 없지만 걸어보고 싶은 것은 있다. 앞서 말한 디자이너의 소양을 유지하기 위해선, (기업에서 안 해준다면 개인적으로라도)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막대하다기 보다는 소액이라 할지라도 꾸준한 돈이 필요하다. (비현실적인 대안인 로또를 제외한다면) 내가 걸고 싶은 가능성은 저작권, 혹은 그와 유사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여러가지가 있을 텐데 나는 아이폰 앱이나, 독립출판, 패션과 그래픽의 결합 등을 고민하고 있고, 이런 일들에 장소에 제약이 덜하다면 반드시 지방도시에서 살고싶다. 서울에서의 신선하고 자극적인 북적거림도 좋지만, 스트레스 받으며 살고 싶지 않다. 한마디로 말해서 나는 소규모 제조업을 하고 싶고 그 분야는 유형, 무형의 상품들이다. 그 상품을 제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강력한 디자인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으며, 상품 하나하나의 대박보다는 작고 합리적인 수익을 내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꿈꾼다. (문어발식 경영과는 다분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실천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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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이런 글을 꼭 쓰고 싶었지만 나 자신조차도 심플하고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한지라 길고 장황하기만 하고 지루하며 세상에 별다른 자극도 주지않는 글을 하나 세상에 또 내놓았을 뿐인 것 같다. 하고 싶은 말은 너무나 많지만 쓰는 나조차도 지쳐서 정리를 해야겠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다. 나는 아기를 낳는다면, 본인이 동의하고 공감한다는 전제 하에 왠만하면 고등학교, 대학교는 보내고 싶지 않다. 돈을 대줄 자신이 없어서는 결단코 아니다. (당연히 돈 대줄 자신이 있냐하면 그 자신감 또한 약하다.) 다만 어려서 꿈을 꾸고 정서적으로 많은 행복한 경험을 해야할 나이에 닭장같은 입시체제로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자격조건을 반드시 채우지 않아도 분명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자신한다. 어차피 왠만한 대학 나온 나나 내 친구들 모두 이렇게 살고 있지 않나?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을 경험했고 무엇을 하고 싶으며 그 꿈을 어떻게 이루어 내는지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대한 공부는 필요하다면 스스로 하게 된다고 믿는다. 내가 실천력이 너무나 약한 인간인지라 맨날 작심삼일에 맨날 공상에 몽상이다. 매일 매일 달라지겠다고 다짐하지만 내가 이뤄내는 것들은 매우 미미하고 더디다. 그래도, 오늘 밤도 결심한다. 앞으로 더 잘 해보리라고, 반드시 좋은 날은 올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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