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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0
아이폰이 던져준 문제들
아이폰은 결과적으로 하나의 제조품에 다름 없다. 애플 사에서 출시한 가격 대비 스펙이 좋은 기계라는 말이다. 이 아이폰을 만져 보기 위해 기다리고, 애태우고, 실망하는 모습은, 아이폰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해못할 진풍경이다. 현재로는, 특정한 발표없이 다만 정황적으로 한국 내에서 곧 발매할 수 있다는 인상만 받을 수 있다. 아이폰 발매를 확신하는 입장을 강하게 고수해온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의 블로그는 이 대표를 원망하는 네티즌들의 댓글로 도배가 되어 있다. 대체 이 작은 기계가 무엇이기에, 한국 이동통신 업계와 스마트폰 업계, 정보통신 업계는 이렇게까지 홍역을 치루고 있는 것일까. 우선, 아이폰과 비 아이폰 구도에서 차별점을 들어보자면 아이폰이 얼마나 뛰어난 제품인지 알 수 있다. 아이폰의 스펙은 제껴두고서라도 말이다. 아이폰은 마치 수많은 기능을 가진 휴대용리눅스 컴퓨터처럼 보이고, 그 수많은 기능들 중 하나가 음성통화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장소의 제약없이 할 수 있으며, 거대 제조사가 놓치는 세심함을 유저 입장의 개발자들이 만든 수많은 어플리케이션이 채워준다. 나는 가끔 신선한 어플리케이션을 찾고자 할 때 iTunes Store Japan을 가보곤 하는데, 그 곳에서 발견한 어플리케이션 중 재미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아이폰의 위치정보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행동에 소리가 반응하는 어플이다. 예를 들면 내가 공중에 몸을 띄우면 '뿅'하고 소리가 나는 식이다. 이 어플을 켜고 길을 걸으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 :). 가계부, 주가 확인, 메일링, 문서작성, 음악감상(그것도 최고 수준의 UI로), 동영상, 네비게이션, 맛집검색, 웹툰보기, 웹서핑 등 너무나 필수적인 기능들은 한없이 많기에 저런 쓸데없지만 재미있는 기능도 있다는 예를 든 것이다. 결국, 아이폰은 그 무한한 확장의 측면에서 두말할 필요없는 최고의 모바일 기기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아이폰을 국내에서 구매하고 사용할 수 없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이통사의 수익구조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 기사를 참고해보면, 결국 소비자를 길들여서 무리하게 창출해낸 수익구조에 기반을 둔 이통사의 입장이 아이폰 공급의 최대 장벽이라고 할 수 있다. 무리하게 창출해낸 수익의 기준이란 참으로 놀랍다. 무리한 과금구조에 과감한 다이어트를 감행하기 보다는, 사용자로 하여금 브랜드 충성도를 높힌다는 명목으로 prestige 마케팅을 겁없이 진행해 왔다. 엄청난 물량으로 빅모델 광고를 진행하며, 이통사 간 (몇 개 되지도 않는, 그래서 독과점에 가까운) 출혈적인 마케팅 경쟁으로 과금은 더욱 높아진다. 너무나 당연히 Wi-Fi를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이통사의 시스템을 통해 과금을 물어 인터넷을 사용하도록 길들인 것이다. App Store의 수익 분배율은 애플 30%, 개발자 70%이다. 이통사가 거의 80% 이상을 가져가는 우리나라 통신사들은, 아무리 내수시장이 작은 우리나라라지만 얼마나 심한 폭리를 취하고 있는가. 거기에 진실을 흐리기 위해 언론과의 계약을 위해 감행하는 비용은 얼마나 되겠는가. 소비자를 길들이고, 언론을 동원해 진실을 모호하게 만드는 수법은 우리나라 대기업 홍보실 전략의 핵심이다. 핵심기술 없이 제한없는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빅브라더만 살아 남는 우리나라 기업구조, 그리고 80%를 가져가는 이통사 때문에 정작 핵심 컨텐츠 제작사는 10% 가량을 가져가는 산업구조. 협력업체를 을이라 부르고 단가동결이라는 조건으로 노예를 사듯 계약하는 풍토. 아이폰 사태에서 내가 느끼는 면들이다. 신자유주의에서 철학 따윈 없어도 된다고 치자. 그렇다고 모두가 동물 내지는 차가운 기계가 되어야만 정상으로 인정받는 이 사회가 이제는 신물이 난다. 하지만 같은 신자유주의의 흐름을 타고 있어도 창작물을 내놓는 사회는 너무나 많다. 우리 사회의 '제조품'은 언론의 포장과 소비자에게 아첨하는 과대물량의 광고, 계열사 직원 간의 상품 내부거래 없이는 그 본질이 너무나 초라하다. 아이폰이 한국의 산업구조와 창작풍토, 정치적인 커넥션 까지 들쑤시고 있다. 따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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